Festival Insight · 제38호

가운데가 비는 시장 — 408파운드의 글래스톤베리, 쓰러진 독립 축제 36곳, 그리고 여의도 130억 원의 청구서

글래스톤베리가 입장권을 처음으로 400파운드 넘게 매긴 같은 주, 영국에서는 올해 독립 축제 36곳이 쓰러지거나 연기됐고 애널리스트는 중간 규모 축제의 성장 여지가 좁다고 진단했다. 영국 경찰 감찰기구는 비스포츠 행사에 법률도 법정 지침도 없다고 지적했고, 여의도 불꽃 행사는 130억 원의 행사비 뒤에 장부 밖의 비용을 남겼다. 이번 호는 축제가 크기가 아니라 이유를 골라야 하는 시장을 다룬다.

발행 2026.09.142026-W38 · 9월 3주차
해 질 녘 물 위로 불꽃이 크게 터지고, 물가에 선 관객들의 실루엣이 휴대전화로 그 장면을 담고 있다
해 질 녘 물 위로 불꽃이 크게 터지고, 물가에 선 관객들의 실루엣이 휴대전화로 그 장면을 담고 있다
이 글의 차례 · 6개 절
  1. 이번 주 핵심 — THIS WEEK POINT
  2. 이번 호 핵심 트렌드
  3. 세계 현장에서 온 단서
  4. 한국 축제 현장
  5. 곧 우리에게 올 것
  6. 편집장의 글

이 호의 기사 9편 가운데 2편을 공개합니다. 회원가입만으로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로그인회원가입 →

이번 주 핵심 — THIS WEEK POINT

  • 축제 시장의 가운데가 비어 가고 있다. 영국 글래스톤베리가 한 해를 쉬고 2027년에 돌아오면서 입장권을 예매 수수료 포함 408파운드로 정했다. 400파운드 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같은 주 유럽 대형 축제들의 소비를 분석해 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큰 축제와 작은 축제는 버티지만 중간 규모는 성장 여지가 좁다고 진단했고, 영국 독립축제협회는 올해만 독립 축제 36곳이 쓰러지거나 연기됐다며 위기 축제를 위한 맞춤 진단 상담을 열었다.
  • 독립은 규모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로 옮겨 갔다. 런던 국제 축제 포럼에서 에이전트와 축제 대표들은 업계 통합이 힘의 균형을 바꿨다고 말했고, 투자자가 섭외와 가격과 날짜를 정하기 시작하면 독립은 끝난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주 80개가 넘는 축제 브랜드를 가진 운영사는 견해가 논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아티스트를 검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문서로 공개했다.
  • 비스포츠 행사의 안전과 비용에 제도의 빈칸이 드러났다. 영국 경찰 감찰기구는 음악 축제와 문화 행사에 법률도 법정 지침도 없어 안전 운영이 지역마다 들쭉날쭉하다며 정부 차원의 전면 검토를 권고했다. 여의도 불꽃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고, 행사비 130억 원을 한 기업이 모두 냈으며 그중 45억 원이 안전에 쓰였다. 공짜인 강변 명당 자리는 4인 기준 40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 축제가 장소의 달력을 늘리는 도구가 되고 있다. 불탄 호텔이 흉터로 남은 영국 소도시에서 재즈 축제가 가게를 공연장으로 바꿔 인구의 두 배를 불러들였고, 이탈리아 해안 마을은 8월이 끝난 뒤의 계절을 위해 첫 음식·와인 축제를 연다. 서울의 거리예술 축제는 광장에서 한강으로 내려가 관객의 이동 자체를 작품으로 삼았고, 일본에서는 박람회장과 쇼핑몰이 봉오도리를 연다. 이 방식들이 한국 축제 기획서에 항목으로 들어오기까지는 대체로 6~18개월로 본다.

이번 호 핵심 트렌드

408파운드와 비어 가는 가운데 — 큰 축제와 작은 축제만 남는 시장의 계산법

영국 서머싯의 글래스톤베리가 2027년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고 발표했다. 한 해를 쉬고 돌아오는 자리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된 것은 출연진이 아니라 가격이었다. 입장권은 예매 수수료 5파운드를 포함해 408파운드로, 2025년의 378.50파운드에서 올라 처음으로 400파운드 선을 넘었다. 9월 25일까지 등록한 사람만 10월 4일 판매에 참여할 수 있고, 전액을 내거나 100파운드 보증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영국 축제 업계지의 칼럼은 이 숫자를 한 축제의 사정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기준선 문제로 읽었다. 영국 공영방송 조사에 따르면 2007년 레딩·리즈 축제 입장권은 145파운드였고 물가를 반영하면 지금 약 245파운드인데, 2025년의 실제 값은 325파운드였다. 여기에 주차권과 셔틀버스, 미리 쳐 둔 텐트, 수레 대여, 같은 술을 같은 값에 팔지만 덜 붐비는 전용 바 같은 추가 상품이 붙는다. 칼럼의 요지는 이렇다. 가장 상징적인 축제가 400파운드를 받으면 다른 대형 축제에게 우리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가 된다. 가격이 오르면 관객의 구성이 좁아지고, 고급 패키지는 재정의 빈칸을 메우지만 같은 들판에 있되 같은 화장실은 쓰지 않으려는 계층 구조를 만든다. 북아일랜드의 한 축제는 수지를 맞추고 분위기를 지키려고 2027년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1970년 첫 회 입장료는 1파운드였고 다음 날 마실 우유 한 병이 딸려 있었다.

같은 주 증권사 번스타인의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 인터뷰가 그 배경의 숫자를 풀어 줬다. 독일 공연기업 CTS 이벤팀이 운영하는 약 45개 축제의 소비 흐름을 분석해 온 그의 결론은 큰 축제와 작은 축제는 잘되고 있지만 중간 규모는 성장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이익은 협찬과 빠른 입장 줄·고급 패키지 같은 등급 상품에서 나오고, 그런 수익은 큰 축제에서 훨씬 쉽게 생긴다. 입장권 밖으로 수익원을 넓힐수록, 특히 날씨에 좌우되지 않는 수익원을 가질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공연을 덜 보지 않는다. 같은 횟수를 보되 더 많이 낸다. 다만 20대 초중반은 돈이 없고 30대는 아이를 키우느라 덜 간다. 경기가 나쁘면 사람들은 공연 다섯 개 대신 그 여름의 공연 하나를 고른다. 그는 수요에 따라 값을 바꾸는 가격 책정이 위쪽의 지불 의사를 거두면서 접근성을 지킬 수 있다고 보면서도 규제가 전제라고 덧붙였다. 맥주 대신 마진이 높은 칵테일을 팔고 티셔츠를 파는 것도 같은 계산이다.

그 계산의 결과는 이미 현장에 나타난다. 영국 독립축제협회는 올해만 독립 축제 36곳이 쓰러지거나 연기됐다며, 위기에 처했거나 위기에 가까워진 축제를 위한 맞춤 진단 상담을 시작했다. 공연계 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재무·마케팅·티켓·파트너십 전문가 패널이 10월부터 12월까지 비공개로 상담하고 실행 계획을 함께 만든다. 회원이 아니어도, 규모와 장르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가격 상승의 여파는 음악 축제만의 일도 아니다. 미국 테니스 대회는 재판매 표값이 치솟자 후원 브랜드들이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대회 칵테일을 도심 바와 배달로 팔고, 한 기술 기업은 공원에서 나흘짜리 무료 팝업을 열어 지난해 50만 명 넘게 받았다. 표를 사지 못한 사람에게 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 후원의 새 일이 됐다.


독립의 조건은 크기가 아니라 문장이다 — 통합의 시대에 축제들이 지키겠다고 쓴 것들

9월 7일부터 9일까지 런던 소호에서 열린 국제 축제 포럼에서 가장 날 선 대화는 통합에 관한 것이었다. 독립 에이전시의 한 에이전트는 업계 통합이 힘의 균형을 바꿨다고 말했다. 업계 꼭대기의 독립적인 결정권자가 줄었고, 한쪽이 너무 강해지면 아티스트의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축제 쪽에서 보면 여러 축제가 한꺼번에 섭외되다 보니 라인업이 서로 비슷해진다고 그는 짚었다. 독립이 더 중요해지는 자리가 바로 거기라는 말이었다.

그리스 이젝트 페스티벌의 대표는 독립을 지키는 문제를 결국 투자자와의 관계로 정리했다. 관객과 명성과 축제는 키울 수 있지만, 투자자가 들어와 어떤 아티스트를 섭외하라, 표를 얼마에 팔라, 날짜를 바꾸라고 말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자기 비전대로 선을 긋고 무엇을 할지 정해 두라고 그는 말했다. 경기장·아레나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축제는 출연료로 경쟁하기 어려워졌고, 야외 무대의 제작 제약 때문에 아티스트가 경기장 공연을 선호하는 경우도 늘었다. 아티스트가 무대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가가 섭외 협상에 점점 자주 오른다.

반대편에서는 장르가 무기가 된다. 프랑스 헬페스트의 대표는 관객 20만 4,000명 규모라 아티스트 한 팀만 발표해도 매진된다며, 같은 장르의 유럽 축제들과 함께 제안을 내고 날짜를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독립 축제의 강점은 출연료가 아니라 공동체를 만드는 능력이고, 제안은 이제 누구나 보낼 수 있으니 결국 누가 약속을 지키느냐가 관계를 만든다는 것이 이 자리의 결론이었다. 에이전트와 기획사 사이의 투명성이 가장 자주 반복된 단어였다.

같은 주 영국의 대형 축제 운영사 슈퍼스트럭트 엔터테인먼트가 다른 방식으로 선을 그었다. 80개가 넘는 축제·공연 브랜드를 가진 이 회사는 프로그램 결정을 이끄는 네 가지 원칙을 담은 예술 규약을 공개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예술의 자유를 지킨다, 안전하고 환영받는 공간을 만든다, 프로그램과 파트너십이 회사의 가치를 반영하게 한다, 포용과 공정을 증진한다. 회사는 이것이 실제 운영에서 뜻하는 바를 세 가지로 풀었다. 견해가 논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아티스트를 검열하지 않는다, 차별이나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에는 무관용이다, 선동 캠페인이나 불관용에서 출발한 운동과는 손잡지 않는다. 그리고 이 규약을 내부 지침으로 두지 않고 공개한 이유를 업계 전체의 논의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배경에는 최근 몇 해의 사건들이 있다. 무대 발언을 이유로 2025년 공연이 취소된 아티스트들이 있었고, 올해 한 런던 축제는 섭외된 아티스트의 입국 비자가 취소되면서 축제 자체가 취소됐다. 지난 호에 다룬 호주 문학 축제의 사례에 이어, 논란이 터진 뒤에 기준을 만들면 늦다는 것을 업계가 문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흐름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스포츠에는 규칙이 있고 축제에는 빈칸이 있다 — 영국 감찰 보고서와 여의도의 130억 원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세계 현장에서 온 단서

무너진 자리를 메우는 축제 — 멜버른 프린지의 '퍼티'와 프랑스 라발의 '빠진 고리'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불탄 호텔 옆 재즈, 8월 뒤의 와인, 운하 위의 빛 — 축제가 장소의 달력을 늘린다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브랜드가 축제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올 때 — 리우의 90개 브랜드, 뭄바이의 빈칸, 도쿄의 로고 한 장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마쓰리가 경내를 나선다 — 박람회장의 봉오도리, 쇼핑몰의 애니송, 고향납세 답례품이 된 관람석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한국 축제 현장

수의계약 90%와 일몰제 — 한국 지역 축제의 돈이 흐르는 길이 다시 그려진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광장에서 강변으로, 단지에서 시가지로 — 축제의 무대가 옮겨 가는 가을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곧 우리에게 올 것

곧 우리에게 올 것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편집장의 글

① 가운데가 비는 시장에서 — 축제는 크기가 아니라 이유를 골라야 한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② 보이지 않는 청구서 — 축제의 비용을 누가 치르는가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③ 한국 축제를 향해 — 가을 한복판에서 적어 둘 여섯 개의 숫자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이번 호의 흐름을 우리 축제에 옮기려면

센터의 축제 진단은 11개 운영 영역을 한 번에 점검하고, 우리 축제에 맞는 처방을 세 가지 안으로 제시합니다.

축제 진단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