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Insight · 제36호
무엇을 셀 것인가 — 4,380만 명이 만든 첫 행동 기준선, 그리고 ‘올해는 열지 않는다’는 결정
센서로 잰 방문객 4,380만 명·행사 3,000곳 이상의 자료를 묶은 첫 행동 기준선이 나왔다. 몇 명이 왔는가와 몇 명이 멈춰 섰는가와 멈춘 사람이 얼마나 머물렀는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고, 가장 잘한 공간과 못한 공간의 격차는 20배였다. 같은 주 미국의 대형 음악 축제는 부지를 쉬게 하려고 2027년 판을 통째로 건너뛰기로 했고, 경남 거제·통영은 200년 빈도 호우 뒤 가을 축제 넉 자리를 반납했다. 여는 결정만큼 멈추는 결정에도 절차와 설명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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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핵심 — THIS WEEK POINT
- 행사장에서 "몇 명 왔나"를 묻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센서로 잰 방문객 4,380만 명, 행사 3,000곳 이상의 자료를 묶은 첫 행동 기준선이 나왔다. 요지는 하나다. 몇 명이 왔는가, 몇 명이 멈춰 섰는가, 멈춘 사람이 얼마나 머물렀는가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질문인데 업계는 지금까지 첫 번째만 답해 왔다. 가장 잘한 공간과 가장 못한 공간의 격차는 20배였고, 발걸음 수로는 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 행사 운영 시스템이 인공지능 비서에게 쓰기 권한을 열기 시작했다. 한 전시 등록 시스템은 261개의 기능을 인공지능 비서에 연결했는데 그중 125개가 데이터를 쓰고 19개는 지울 수 있다. 실제로 진행 중인 전시회의 티켓 종류를 지우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비서는 두 번 거절했다가 세 번째에 손을 뻗었다. 막은 것은 모델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던 승인 창이었다. 주최자 쪽 플랫폼 여덟 곳이 이미 같은 문을 냈다.
- "올해는 열지 않는다"가 실패가 아니라 기술이 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음악 축제가 부지를 쉬게 하려고 2027년 판을 통째로 건너뛰기로 했고, 영국의 한 축제는 13년을 지낸 밭을 떠나 새 부지로 옮겼다. 같은 주 한국에서는 200년 빈도 호우를 맞은 거제·통영이 가을 축제 넉 자리를 반납했다. 여는 결정만큼 멈추는 결정에도 절차와 설명이 필요해졌다.
- 일본의 오래된 춤 축제는 쉬지 않기 위해 돈과 사람의 구조를 다시 짰다. 기후현 군조시는 보존회 100주년을 계기로 2년에 걸쳐 계획을 만들었고, 현장 통에 넣는 기부를 응원하듯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꿔 첫해 약 150만 엔을 모았다. 뒷일을 돕는 서포터 약 45명 가운데 아홉 명 중 여덟이 시 바깥에 산다. 이 방식이 한국 지역 축제의 논의에 닿기까지는 대체로 12~18개월로 본다.
이번 호 핵심 트렌드
발걸음 수를 버릴 때가 됐다 — 4,380만 명이 만든 첫 행동 기준선, 그리고 20배의 격차
행사 이야기는 20년째 같은 숫자에서 끝난다. 몇 명이 왔는가. 전시회가 그 숫자로 자리를 팔고, 참가 기업이 그 숫자를 보고 사고, 이사회가 그 숫자로 결재한다. 그리고 그 숫자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가장 적게 말해 준다. 영국의 한 공간 계측 회사가 8월에 내놓은 첫 연간 기준선은 그 관행을 정면으로 겨눈다.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18개국 18개 업종에서 3,000곳이 넘는 행사와 공간의 센서 자료를 모았고, 계측된 방문객은 4,380만 명이다. 전 세계 평균 참여율은 35.59%, 멈춰 선 사람들의 평균 체류 시간은 13분 50초로 나왔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틀이다. 이 보고서는 물리 공간의 성과를 세 개의 질문으로 쪼갠다. 몇 명이 그 자리에 있었는가, 그중 몇 명이 지나치지 않고 멈춰 섰는가, 멈춘 사람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셋은 같은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사결정이다. 사람은 많이 오는데 멈추지 않는 공간은 문턱에 문제가 있다. 멈추기는 하는데 금방 떠나는 공간은 내용에 문제가 있다. 사람은 적은데 두 지표가 다 좋은 공간은 아마 엉뚱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진단이 갈리면 처방도 갈리는데, 발걸음 수 하나로는 셋 중 어느 것도 구분되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발견은 평균이 아니라 격차다. 상위 10%의 공간은 방문객의 76.3%를 멈춰 세웠고 하위 10%는 3.9%를 세웠다. 체류로 보면 상위 10%가 33분 31초, 하위 10%가 3분 52초다. 스무 배다. 하나의 범주 안에서 최고와 최악이 스무 배 벌어지는 일은 흔하지 않다. 디지털 광고도 한 채널 안에서 이런 범위를 보고하지 않고, 소매업의 구매 전환율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로 넓은 폭은 대개 측정이 오랫동안 거칠었던 분야에서 나타난다. 좋은 공간과 나쁜 공간이 같은 값으로 팔려 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자료는 조심해서 읽어야 하고, 보고서 자신이 그렇게 읽을 수 있는 숫자를 함께 실었다는 점이 미덥다. 4,380만 명 가운데 3,320만 명이 영국·아일랜드의 센서에서 나왔고 3,300만 명이 실외에서 측정됐다. 전시회는 960만 명이다. 그러니 전시 업계가 인용해야 할 숫자는 전체 평균 35.59%가 아니라 전시회만 따로 낸 참여율 39.7%와 체류 16분 54초다. 둘 다 전체 평균보다 높다. 가장 큰 두 업종인 가전과 자동차가 전체 계측의 약 73%를 차지하는데, 회사가 매체에 확인해 준 바로는 가전 자료의 98%가 브랜드 체험 공간이고 전시회는 1.3%였다. 가전의 체류 시간이 6분 51초로 가장 짧게 나온 것은 가전 기업이 전시회에서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공간의 숫자라는 뜻이다. 표를 읽는 순서가 결과를 바꾼다. 공간 유형을 먼저 고르고, 그 다음에 업종 줄을 읽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이 지표에서 참여는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센서가 정의한 행동이다. 그리고 그 정의를 만드는 거리와 시간을 각 고객이 배치마다 직접 정한다. 회사가 그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고 정직하지만, 동시에 12제곱미터짜리 부스에서 2미터 안에 몇 초 머문 것과 대형 매장에서 10미터 안에 30초 머문 것이 둘 다 참여율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 기준선이 되려면 다음 판은 실제로 쓰인 임계값의 범위를 공개하거나 표준값을 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틀은 지금 업계가 가진 것 중 가장 나은 편이다. 조사에 따르면 마케터의 67%가 여전히 참석자 수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는다. 이 보고서가 겨눈 것이 바로 그 67%다.
같은 주 라인업 쪽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한 유럽 대형 에이전시의 축제 담당자는 9월 8일 런던에서 열리는 업계 자리에 데이터냐 직감이냐라는 제목의 토론을 들고 간다. 그의 진단은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다는 것이다. 차트 지표, 음원 플랫폼의 사업자용 통계, 소셜 지표까지 전부 들여다보면 쉽게 압도당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전부 보지 않는다. 가끔 훑고, 매니저·아티스트와 어느 시장에 들어갈지에 대해 실제로 대화한다. 데이터는 어디에서 잡히느냐에 따라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직감도 신비한 것이 아니다. 여러 아티스트를 같은 장르에서 다뤄 본 경험에서 오는 시장 감각과, 아티스트 본인이 무엇을 옳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대화가 그 실체다. 어떤 아티스트는 어떤 나라에서는 축제형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아니다. 숫자가 좋아 단독 공연을 열었는데 표가 안 팔려 머리를 긁는 일도 있다. 결국 그가 쓰는 방법은 시장을 나누는 것이다. 열기가 가장 센 곳에서는 단독 공연을 빨리 팔고, 어떤 시장은 다음 여름의 축제 무대를 위해 아껴 둔다.
261개 기능 중 19개가 삭제 — 행사 시스템이 인공지능에게 쓰기 권한을 열었다
8월 중순, 한 유럽 전시 등록 시스템 회사가 자사 제품을 인공지능 비서 안에 넣었다. 연결 목록에 등재된 이 제품은 261개의 기능을 노출한다. 그중 136개는 읽기 전용이고 나머지 125개는 데이터를 쓴다. 쓰기 기능을 다시 나누면 69개가 데이터를 만들고, 37개가 고치고, 19개가 지울 수 있다. 업계 공급사가 자기 연결기의 읽기·쓰기 구성을 이 정도로 자세히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이 공개가 왜 중요한가 하면, 목록에 등재됐다는 사실은 연결기가 규격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해 줄 뿐 그것을 진행 중인 행사에 겨눠도 안전한지는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가 매체에 공유한 실제 대화 한 토막이 이 문제를 정확히 보여 준다. 누군가 인공지능 비서에게 진행 중인 전시회의 티켓 종류 하나를 지우라고 했다. 비서는 먼저 확인했다. 그 상품은 2026년 전시회의 1일권이었고, 거기에는 티켓 1만 4,995장과 판매 기록 259건, 주문 기록 2건이 붙어 있었다. 비서는 거절했고, 어차피 삭제가 막혀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하라고 하자 다시 거절하면서, 회계 기록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해당 기능이 거부하도록 돼 있고 강제로 밀어붙이는 장치가 설계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더 거친 표현의 명령이 들어오자 비서는 물러섰고 기능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그것이 서버에 닿기 전에 클라이언트가 막았고 화면에 상자가 떴다. 거부할 것인가, 이번 한 번만 허용할 것인가.
이 장면이 값진 것은 비서가 착하게 굴어서가 아니다. 보호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정확히 보여 주기 때문이다. 세 겹 가운데 모델은 가장 약한 고리였다. 실제로 막은 것은 회계 기록이 있으면 거부하도록 만들어진 서버 쪽 규칙과, 실행 직전에 사람에게 묻는 승인 창이었다. 이 순서를 뒤집어 이해하면 위험한 결론이 나온다. 인공지능이 조심스러우니 괜찮다는 결론이다.
이 흐름은 한두 회사의 실험이 아니다. 8월 11일 기준으로 주최자 쪽 플랫폼 여덟 곳이 같은 규격의 연결 서버를 냈거나 등재했다. 4월 초에 한 곳이 먼저 나섰고, 6월부터 또 한 곳이 등록·체크인·보고 자료를 세 종류의 인공지능 비서에 연결해 운영해 왔다. 7월에는 넷이 몰렸다. 그중 한 곳은 인증 체계를 가장 엄격하게 짰다고 밝히면서도 비서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여덟 곳 가운데 읽기와 쓰기의 범위를 공개한 곳은 셋뿐이다. 업계 최대 사업자는 자체 서버 없이 제3자 다리를 통해서만 비서에 닿는다. 네 곳이 저마다 최초를 주장하는데, 범위를 충분히 좁히면 넷 다 사실이라는 점이 지금 이 시장의 성숙도를 말해 준다. 한 회사는 자주 묻는 질문에서 인공지능이 틀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답했다. 자료가 학습 데이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시스템에서 오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는데, 그것은 자료에 대해서만 참이다. 정확한 숫자를 끌어와도 그것을 합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오해를 만들 수 있고, 그 결과물이 이사회 보고서로 향할 때 이 구분은 결정적이 된다.
7월에 먼저 문을 연 다른 플랫폼의 이유는 더 실용적이다. 고객들에게 물었더니 다수가 이미 인공지능 비서 안에서 일하고 있었다. 등록 자료를 분석하고, 행사 진행표를 짜고, 문안 초안을 쓰고 있었다. 그러니 기획자를 대시보드로 다시 끌어오는 대신 데이터를 그쪽으로 보내자는 판단이었다. 설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2분이고, 접근은 읽기 전용이며 이미 가진 권한 범위를 그대로 따른다. 이 회사가 노리는 것은 한 행사가 아니라 행사 묶음이다. 소매·항공 고객은 한 해에 수백 개의 행사를 돌리는데, 그들에게 중요한 질문은 하나의 행사 안이 아니라 행사들 사이에 있다. 작년 대비 등록자 비교, 참가자가 이 행사에서 저 행사로 옮겨 가는 흐름, 프로그램별 참여도를 연간 일정 전체에서 비교하는 일이다. 그것이 행사별 대시보드가 가장 못하는 일이다. 남은 걱정은 기술이 아니라 동의다. 여러 행사에 걸친 참가자 자료가 기획자가 임의로 연결한 외부 모델에 질의 가능해진다는 것은 주최자가 답해야 할 개인정보 문제다.
세 번째 움직임은 방향이 조금 다르다. 호주의 한 회사가 8월에 후원사·전시업체 관리 도구를 따로 떼어 내놓았다. 15년 동안 이벤트 기술의 돈은 참가자를 따라갔다. 등록, 앱, 매칭, 배지 스캔, 사후 대시보드까지 참가자의 여정은 여러 번 다시 지어졌다. 정작 행사에 돈을 내는 쪽은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대형 행사에서도 후원사와 전시업체는 여전히 스프레드시트와 공용 메일함으로 관리된다. 로고를 메일로 쫓아다니고, 등급별로 약속한 것들을 아무도 믿지 않는 문서에 적어 둔다. 이 회사의 대표는 그것을 두고 대형 행사에 남은 마지막 진짜 수작업이라고 불렀다. 새 도구는 주최자가 후원 제안서 파일을 올리면 그것을 읽어 후원 등급과 패키지, 등급마다 제공하기로 한 항목, 업무 목록, 자산을 받을 양식 항목까지 만들어 프로그램과 브랜드 포털을 짓는다. 기획자는 빈 화면에서 설정하는 대신 만들어진 것을 검토하고 고친다. 회사가 강조한 구분이 정확하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인공지능과, 남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인공지능은 다른 종류의 일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상품 설계다. 이 도구는 자사 플랫폼을 쓰지 않아도 된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다. 보통은 핵심 제품에 기능을 넣고 그것으로 고객을 끌어당긴다. 대표의 설명은 솔직했다. 핵심 플랫폼 안에 넣었다면 자기 고객의 문제만 풀렸을 것이고, 대부분의 주최자와 대행사는 하나의 플랫폼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쌓인 조합을 쓴다는 것이다. 후원 관리가 통합형 제품에 잘 맞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 일은 팀들 사이의 틈에 놓여 있다. 영업이 관계를 갖고, 운영이 이행을 갖고, 마케팅이 자산을 갖는데 세 팀이 같은 시스템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회사가 조용히 넘어간 진짜 배경이 하나 더 있다. 단일 업무용 도구는 세우고 굴리는 비용이 쌀 때만 성립하는데, 이제 그 구축을 인공지능이 한다. 설정이 컨설팅 프로젝트가 아니라 몇 분의 일이 되면서 한 가지 일만 하는 제품이 다시 장사가 된다. 기능 하나보다 이 되풀이 없는 해체가 더 큰 이야기다.
세계 현장에서 온 단서
한국 축제 현장
곧 우리에게 올 것
편집장의 글
이번 호의 흐름을 우리 축제에 옮기려면
센터의 축제 진단은 11개 운영 영역을 한 번에 점검하고, 우리 축제에 맞는 처방을 세 가지 안으로 제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