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Insight · 제34호

관람석에 값이 붙었다 — 세기 시작한 축제와 아직 세지 않는 축제가 갈린다

아키타의 본오도리 관람 자리가 숙박·식사·해설을 묶은 55만 엔짜리 상품이 됐고, 도쿄 고엔지의 아와오도리는 특별 구획을 1인 6만 5천 엔에 판다. 시드니는 프로그램보다 사람을 먼저 공모하고, 잠비아와 앙골라는 '행사'를 산업 정책의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번 호에 실린 소식은 대륙도 규모도 다르지만 하나같이 '세는 행위'에 관한 것이다.

발행 2026.08.172026-W34 · 8월 3주차
밤 신사 경내에 빼곡히 내걸린 흰 등롱 아래에서 무대 위 공연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지켜보는 관객들
밤 신사 경내에 빼곡히 내걸린 흰 등롱 아래에서 무대 위 공연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지켜보는 관객들
이 글의 차례 · 6개 절
  1. 이번 주 핵심 — THIS WEEK POINT
  2. 이번 호 핵심 트렌드
  3. 세계 현장에서 온 단서
  4. 한국 축제 현장
  5. 곧 우리에게 올 것
  6. 편집장의 글

이 호의 기사 9편 가운데 2편을 공개합니다. 회원가입만으로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로그인회원가입 →

이번 주 핵심 — THIS WEEK POINT

  • 축제의 좌석에 값이 붙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인 아키타 니시모나이 본오도리의 관람 자리가 숙박·식사·해설을 묶은 최고 55만 엔짜리 상품이 됐고, 도쿄 고엔지 아와오도리는 중앙 연무장 특별 구획을 1인 6만 5천 엔에 판다. 발리에서는 재즈 축제가 본 행사에 앞서 리조트 해변에서 50만 루피아짜리 전야제를 열되 그 금액을 전액 식음 크레딧으로 돌려준다. 무료로 보던 거리를 유료 좌석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거리 옆에 다른 값의 자리를 하나 더 만드는 방식이다.
  • 축제가 프로그램보다 먼저 사람을 공모한다. 시드니 페스티벌은 2027년 1월 열흘짜리 현장 랩에 들어올 축제 제작자 여섯 명을 뽑는다. 그중 두 자리는 아시아태평양 몫이고 항공·숙박·일비가 지원되며 한국이 전략 우선국에 들어 있다. 자그레브의 30년 된 대안연극 축제는 2027년 5월 프로그램을 채울 사람을 지금 모으면서 교통비를 기차·버스·카풀에 우대해 지급한다고 적었다. 지원 조건 자체가 그 축제의 태도를 말한다.
  • 아프리카가 '행사'를 산업 정책의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잠비아는 올해 15개 국제 행사를 유치하며 빅토리아폴스 회랑을 계절 사파리에서 연중 비즈니스 이벤트 목적지로 다시 세우고 있고, 앙골라는 관광진흥원 부총국장이 "활동은 이미 많았지만 조율돼 있지 않았다"고 정리하며 국가 컨벤션 뷰로를 공식 출범시켰다. 아프리카 행사 시장은 2023년 166억 달러에서 2032년 656억 달러로 예상된다.
  • 한국에서는 축제의 '언제'가 정책 의제로 올라왔다. 부산에서는 8개 관광·행사 단체가 모여 10월에 몰린 축제를 사계절로 흩고 축제 캘린더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구미는 이미 끝난 라면축제의 메뉴를 파는 업소 12곳을 9~10월 두 달간 스탬프 코스로 묶었다. 하나는 축제를 흩는 일이고 하나는 축제를 늘리는 일인데, 둘 다 프로그램이 아니라 달력을 건드린다. 이런 접근이 한국 축제 실무의 기본값이 되기까지는 대체로 12~18개월쯤 걸린다.

이번 호 핵심 트렌드

관람석에 값이 붙었다 — 55만 엔짜리 본오도리와 6만 5천 엔짜리 아와오도리

아키타현 우고마치의 니시모나이 본오도리는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다. 그 축제의 메인 회장인 혼마치도리 한복판에, 지은 지 180년 된 상가를 고쳐 만든 숙박형 문화교류시설이 2025년 4월 문을 열었다. 모옥 한 채와 창고 네 동을 개조해 객실과 사우나와 공용 공간을 넣은 곳인데, 위치가 곧 상품이 됐다. 이 시설은 숙박객이 건물 안에서 특등석으로 축제를 보는 관람 상품을 만들었다. 첫해인 2025년에는 2층 VIP 자리에 숙박과 인근 프렌치 레스토랑의 지역 식재료 코스 요리, 그리고 축제에 대한 해설을 묶어 최고 50만 엔을 매겼고, 1층에는 뷔페형 식사를 곁들인 아래 등급 상품을 뒀다. 2년 차인 올해는 VIP를 55만 엔으로 올리고 아래 등급의 식사를 찬합 프렌치로 바꿨다. 두 상품 모두 창고를 개조한 사우나와 조식이 포함된다.

시작은 모방이었다. 시설 대표는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에서 100만 엔짜리 관람석이 만들어진 사례를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막힌 것은 기획이 아니라 판매였다. 예산이 한정된 상태에서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소수 표적에게 고단가 상품을 어떻게 전달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해에는 축제 전문 여행상품 온라인 상점과 축제 관심층이 모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팔았고, 2년 차에는 준비 기간을 앞당겨 여행사와 부유층 대상 유통 경로로 판로를 크게 넓혔다. 흥미로운 것은 여행사 쪽에서 상품 설명에 기획 지원사의 이름을 넣고 싶다고 요청했다는 대목이다. 축제 관람 상품에도 '누가 만들었는가'가 신용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같은 문법이 도쿄 한복판에서도 작동한다. 8월 29일 열리는 도쿄 고엔지 아와오도리에서는 중앙 연무장의 특별 구획 자리가 1인 6만 5천 엔(춤 기초를 배우는 사전 워크숍 포함)과 6만 엔(관람만)으로 팔린다. 값에는 관람석 이용료와 고엔지 지역색을 담은 도시락, 알코올을 포함한 음료, 운영비가 들어 있다. 오후 3시 워크숍부터 저녁 8시 종료까지 다섯 시간짜리 일정이고, 소수 한정이며, 구매 후 취소는 원칙적으로 환불되지 않는다. 안내는 일본어로만 이뤄지고 외국어 대응은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값을 붙인 순간 취소 규정과 언어 안내와 정원이 따라 붙는다는 것, 즉 관람이 서비스 계약이 된다는 것을 이 짧은 안내문이 보여준다.

주목할 것은 지역의 반응이다. 50만 엔이라는 가격이 처음 나왔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놀람이 컸다고 한다. 세련된 외관의 시설을 두고 "저기는 대체 어떤 호텔이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프리미엄 관람이 진행되는 광경을 바깥에서 보게 되면서 "저런 걸 목표로 하는 곳이구나"라는 이해로 서서히 바뀌었다는 것이 시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용기를 낸 가격 설정이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자기 축제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정리했다. 현재 이 시설 숙박객의 약 15%가 해외 손님이고, 다음 목표는 진짜 전통문화를 찾아 특정 지점만 콕 집어 방문하는 해외 여행자층이다.


축제가 프로그램보다 사람을 먼저 공모한다 — 시드니의 여섯 자리, 자그레브의 질문

시드니 페스티벌이 2027년 프로그램에 들어갈 사람을 지금 모집하고 있다. 뽑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축제를 만드는 사람이다. 선주민·흑인·유색인 정체성을 가진 축제 제작자, 큐레이터, 문화 매개자 여섯 명을 뽑아 2027년 1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시드니 페스티벌 51회 프로그램 한복판에 넣는다. 그 열흘 동안 마스터클래스와 라운드테이블, 워크숍이 이어지고 축제 전후로는 온라인 세션과 동료 간 교류가 붙는다. 여섯 자리 중 네 자리는 그레이터 시드니 몫이고 두 자리는 아시아태평양 몫이다. 참가자에게는 2,400 호주달러가 지급되고 호주 참가자에게는 퇴직연금이 별도로 적립된다. 국제 참가자의 항공과 숙박과 일비는 호주 예술지원기관이 부담하며, 그 기관의 전략 우선 국가 목록에 한국이 일본·대만·중국·홍콩·인도네시아·태국·싱가포르·인도·뉴질랜드와 함께 들어 있다.

이 공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격 요건의 문장이다. 스스로를 '리더'라고 부르지 않지만 이미 자기 공동체 안에서 비공식적으로, 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 기관 밖에서 일하거나 기존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누락돼 온 사람. 실험적이거나 집단적이거나 지역 주도적이거나 학제 간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 경력 연수나 소속 기관이나 대표작 목록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자격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접근성 지원 항목도 같은 맥락이다. 수어 통역과 자막, 이동 지원, 문화적 절차를 참가자와 함께 설계하겠다고 적었다. 미리 정해 놓고 신청하라는 것이 아니라 뽑힌 사람에 맞춰 만들겠다는 순서다.

자그레브에서는 다른 질문이 나왔다. 국제 대안연극표현 축제 FAKI가 2027년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30회 행사에 참여할 아티스트와 활동가, 연구자, 연극 비평가를 모집하고 있다. 축제 측은 30주년이 축제만의 기념일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조직의 30년, 즉 자기조직화와 집단 작업과 예술적 실험과 우정과 불화와 끈기와 생존의 30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회고에 잠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축하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묻기 위해 이 시점에 멈춰 선다고 밝혔다. 공모의 주제는 그래서 '축하'인데, 다루는 방식이 특이하다. 축하를 소재로 삼은 작업이 아니라 축하를 방법으로 삼은 작업, 즉 함께 만들고 나누고 겪는 방식으로서의 축하를 찾는다고 명시했다.

지원 내역을 읽으면 그 태도가 더 분명해진다. 교통비는 개인 200유로, 단체 500유로까지 지원하는데 버스와 기차와 카풀 같은 방식에 우선권을 준다고 적혀 있다. 숙소는 축제가 자리한 자율문화센터 내부의 공동 숙소이고 축제 기간 점심과 저녁은 비건 식단이다. 조명과 음향을 포함한 기본 기술 지원, 공연의 사진과 영상 기록, 축제 네트워크를 통한 홍보, 필요하면 리허설 공간이나 레지던시, 그리고 드라마투르그의 조언이나 피드백까지 목록에 있다. 출연료 항목은 없다. 대신 작업을 만들고 남기고 알리는 데 필요한 것들이 촘촘하게 나열돼 있다. 무엇을 지원하는지가 곧 그 축제가 무엇을 가치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진술이다.


"활동은 많았지만 조율돼 있지 않았다" — 아프리카 두 나라가 같은 달에 창구를 세웠다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로고를 거는 시대는 끝났다 — 시카고의 급수대와 포르토체르보의 셔틀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세계 현장에서 온 단서

축제를 멈추는 결정은 누가, 몇 시간 안에 내리는가 — 칼리와 베를린회원 공개 — 회원가입하면 호마다 5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회원가입
프로그램 편성이 곧 입장 표명이 됐다 — 오리약의 지중해, 넥송의 빛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축제가 '하지 말 것'과 '먹을 것'을 같은 정성으로 안내한다 — 싱가포르의 두 지면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한국 축제 현장

10월에 몰린 축제를 흩고, 끝난 축제를 두 달 더 판다 — 부산과 구미가 건드린 것은 달력이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73일과 나흘 — 축제가 '보여주는 자리'에서 '다음 무대로 보내는 통로'가 된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곧 우리에게 올 것

곧 우리에게 올 것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편집장의 글

① 축제가 자기 것을 세기 시작했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② 값을 매기는 순간 축제는 약속을 하게 된다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③ 한국 축제를 향해 — 올가을이 끝나고 두 주 안에 해야 할 일특별회원 공개 — 원문 전체는 특별회원께 제공합니다특별회원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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