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ractice · 일본 니가타현 유자와정 나에바 스키장

후지록 페스티벌

FUJI ROCK FESTIVAL

태풍으로 첫 회 이틀째를 통째로 날린 축제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페스티벌'이 됐다. 2026년 7월 나에바에서 나흘간 12만 3,500명 — 코로나 이후 최다를 기록한 후지록은 쓰레기를 7가지로 나누고, 그 쓰레기를 다시 그해 축제의 봉투와 화장지로 되돌린다.

음악·야외 축제(여름)게시 2026.07.31
해질 무렵 숲속 나무 사이에 모여 선 야외 축제 관객들
해질 무렵 숲속 나무 사이에 모여 선 야외 축제 관객들실제 행사 사진이 아니라 주제를 환기하는 대표 이미지입니다.
이 글의 차례 · 4개 절
  1. 시작은 태풍이었다 — 첫 회 이틀째를 통째로 취소한 축제
  2. 숫자 — 나흘 12만 3,500명, 코로나 이후 최다
  3.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페스티벌'을 만드는 실제 방법 — 7분별과 회장 내 순환
  4. 마지막으로 — '깨끗함'은 관객이 만든 브랜드다

일본 니가타현 유자와정, 겨울이면 스키장인 나에바(苗場)의 산비탈에서 매년 7월 말 사흘간 열리는 축제가 있다. 후지록 페스티벌은 2026년 7월 24~26일(전야제 7월 23일) 스물아홉 번째 회차를 치렀고, 나흘 누적 12만 3,500명을 모았다. 직전 5년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한국 축제 종사자에게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라인업이 화려해서가 아니다. 후지록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페스티벌"이라는 별명을 스스로 목표로 내걸고, 그 목표를 감성 구호가 아니라 분리 배출 7가지와 자원순환 경로라는 운영 설계로 바꿔 놓은 축제다. 그리고 그 설계는 첫 회의 실패에서 시작됐다.

시작은 태풍이었다 — 첫 회 이틀째를 통째로 취소한 축제

후지록의 첫 회는 1997년 7월, 야마나시현 후지텐진야마 스키장에서 열렸다. 후지산 기슭이어서 '후지'록이다. 그런데 태풍이 정면으로 들이닥쳤다. 폭우와 강풍 속에 첫날 헤드라이너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무대에 올랐고, 이틀 예정이던 행사의 둘째 날은 통째로 취소됐다.

이후 개최지가 두 번 바뀐다. 1998년 두 번째 회차는 도쿄 도요스의 실내형 부지에서 열렸고, 1999년 세 번째 회차부터 지금의 나에바 스키장에 자리 잡았다. 이름에 남은 '후지'만 그대로다.

회차연도개최지
1회1997야마나시 후지텐진야마 스키장 — 태풍으로 2일차 취소
2회1998도쿄 도요스
3회~1999~니가타 유자와 나에바 스키장 (현재까지)

산속 스키장은 편한 부지가 아니다. 관객은 숲길과 보드워크를 몇 킬로미터씩 걸어 무대 사이를 이동하고, 소나기와 진창은 기본값이다. 그런데 이 불편한 조건이 후지록의 정체성이 됐다. "숲과 함께 있는 축제"라는 문장이 마케팅 카피가 아니라 운영 규칙이 된 것이다. 첫 회에 자연 앞에서 한 번 무너져 본 축제가, 그 다음부터 자연을 상수로 놓고 설계했다.

숫자 — 나흘 12만 3,500명, 코로나 이후 최다

2026년 회차의 집계는 이렇다.

구분인원
7월 23일(목) 전야제1만 6,000명
7월 24일(금)3만 4,000명
7월 25일(토)3만 8,000명
7월 26일(일)3만 5,500명
누적12만 3,500명

전년보다 1,500명 늘었고, 최근 5년 중 최다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누적 13만 명과의 격차는 6,500명까지 좁혀졌다. 출연진은 180팀이 넘었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트위치를 통해 무료 생중계가 병행됐다.

주목할 것은 폐막 직후의 발표 방식이다. 후지록은 집계와 함께 다음 해 일정 (2027년 7월 23~25일)을 그 자리에서 공개했다. 관객이 아직 축제의 여운 속에 있을 때 내년 달력을 먼저 잡게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페스티벌'을 만드는 실제 방법 — 7분별과 회장 내 순환

후지록의 별명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다. 1998년부터 이어진 '고미제로 내비게이션(ごみゼロナビゲーション)'이라는 환경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그 실체다. 현재는 NPO법인 아이플레지(iPledge)가 운영하고, 그 전신인 시민단체 A SEED JAPAN은 태풍이 몰아친 1997년 첫 회부터 관여했다. 즉 이 축제는 쓰레기 대책과 함께 태어났다.

운영 골격은 단순하고 집요하다.

  • 행사장 안팎 20곳 이상에 '고미제로 스테이션'(쓰레기 스테이션)을 설치
  • 쓰레기는 7가지로 분별
  • 각 스테이션에 자원봉사 스태프가 상주 — 다만 역할은 '대신 치우기'가 아니라 '분별을 안내하기'다. 그래서 이름이 '내비게이터'다
  • 입장 게이트에서 전 관객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눠 준다 (쌀 유래 바이오매스 소재인 라이스레진 봉투를 채택한 해도 있다)
  • 아침 청소·심야 대응까지 시간대별로 배치, 퀴즈 형식의 '에코 액션 캠페인' 병행

핵심은 그다음이다. 분별된 자원이 바깥으로 나가는 대신 그 축제 안으로 되돌아온다.

분별 항목재활용 경로
페트병다음 해 입장 게이트에서 나눠주는 쓰레기봉투
종이컵행사장 가설 화장실의 화장지
나무젓가락·대나무 꼬치·목재 커틀러리건축 자재

행사 기간 중 쓰이는 나무젓가락은 17만 켤레 규모인데, 이는 전량 행사장 주변 숲의 간벌재로 만든다. 숲에서 나온 나무가 젓가락이 되고, 쓰인 젓가락이 건축 자재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 밖에도 유자와산 삼나무 100%를 쓴 젓가락과 간벌재로 만든 '후지록 페이퍼', 사용한 튀김기름을 재활용한 바이오디젤과 태양광으로 운영하는 무대 구역(NEW POWER GEAR Field·AVALON), 환경·사회 이슈 단체가 부스를 여는 NGO 빌리지가 함께 굴러간다.

마지막으로 — '깨끗함'은 관객이 만든 브랜드다

후지록의 자원순환에서 정작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부분은 관객의 습관이다. 그리고 그 습관은 캠페인 문구가 아니라 매년 같은 자리에 같은 방식으로 서 있는 스테이션이 만들었다. 28년째 반복된 동일한 운영이 관객에게 "여기서는 이렇게 한다"를 학습시킨 것이다.

우리 축제가 매년 대행사와 콘셉트를 바꾸는 동안, 후지록은 바꾸지 않는 것을 정해 두고 그것을 브랜드로 삼았다. 산속에서 열리고, 걸어서 이동하고, 쓰레기는 일곱 가지로 나눈다 — 이 세 문장이 30년 가까이 그대로다.

출처

이 사례를 우리 축제에 적용하려면

원포인트 클리닉은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해 현장을 보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처방을 드립니다.

진단·컨설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