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ractice · 덴마크 로스킬레

로스킬레 페스티벌

Roskilde Festival

이익을 남기지 않기로 설계한 축제. 1971년 이래 모든 수익을 기부하고, 2만 7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굴린다 — '보조금이 끊겨도 버티는 살림'의 가장 극단적이고 단단한 모델.

음악·문화 축제게시 2026.06.24
공연장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무대를 향하는 관객들
공연장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무대를 향하는 관객들실제 행사 사진이 아니라 주제를 환기하는 대표 이미지입니다.
이 글의 차례 · 2개 절
  1. 전략 —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를 정체성으로 삼다
  2. 거버넌스 — 2만 7천 명이 굴리는 축제

전략 —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를 정체성으로 삼다

대부분의 축제는 '어떻게 흑자를 낼 것인가'를 묻는다. 로스킬레는 정반대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익을 남기되, 그 이익을 전부 내보내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1971년 시작된 이 축제는 100% 비영리로 운영되며, 비용을 제하고 남은 모든 수익을 인도주의·문화 사업에 기부한다.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한 회에 13만 명 이상이 모이고, 하루 약 8만 7천 명이 현장을 채운다. 그럼에도 축제 자체는 한 푼도 가져가지 않는다. 1971년 이래 분배된 금액은 4억 7,600만 덴마크 크로네(DKK)에 이른다(약 950억 원 상당). 2025년에도 약 1,540만 DKK(약 30억 원)의 잉여금이 어린이·청소년 지원 사업으로 흘러갔다(주최 측 집계).

이 '비영리 설계'가 강력한 이유는 도덕적 명분 때문만이 아니다. 수익을 사유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역설적으로 가장 튼튼한 재무 구조를 만든다. 주주에게 배당할 압박이 없으니 매년 잉여를 안전 자금과 다음 해 투자, 그리고 기부로 돌릴 수 있고, '돈을 버는 행사'가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운동'이라는 정체성이 관객·자원봉사자·후원사를 묶어 두는 가장 강한 접착제가 된다.

거버넌스 — 2만 7천 명이 굴리는 축제

로스킬레를 가능하게 하는 두 번째 축은 사람이다. 2025년 기준 약 2만 7천 명의 자원봉사자(해외 자원봉사자 2천 명 포함)가 축제를 만든다. 약 1,500명은 1년 내내, 약 1,000명은 개막을 앞둔 몇 달간 집중적으로 일한다. 자원봉사자는 무보수가 아니라 '입장권과 공동체'를 보상으로 받는다 — 내가 만든 축제라는 소유감(ownership) 이 곧 보상이다.

특히 영리한 것은 매점·서비스 운영을 지역 단체·동호회에 맡기는 구조다. 스포츠클럽·학생회·시민단체가 부스를 맡아 일하고, 그 수익으로 자기 단체의 1년 살림을 충당한다. 축제는 인건비를 줄이고, 단체는 자금을 벌며, 지역 시민사회는 그 과정에서 더 촘촘해진다. 한 행사의 운영 노동이 곧 지역 공동체에 대한 투자로 환원되는 선순환이다.

즉 로스킬레의 거버넌스는 '적은 직원이 큰 행사를 어떻게 감당하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비용을 외주로 메우는 대신, 명분과 공동체로 사람을 모아 운영 자체를 분산시킨다. 이것이 13만 명 규모를 비영리로 지속시키는 엔진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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